잡설2010. 6. 21. 09:12

간혹 보면.
특정한 부분에 대해서 특정 단어에 집착하는듯한 사람들을 보게된다.

이를 테면. "트위터" 라는 공간에 대해서는 "소통"이라는 단어에.
지금 있는 하숙집 주인내외는 여행책자의 "깊이" 라는 단어에.

여기에 오면서 사온 파리 관련 여행책은 세 권.
Just Go Paris
파리에 미치다.
파리의 디저트 여행.

Just Go는 언제나처럼. 단순히 지도를 위해서.
(사실 지도만 따로 팔았으면 싶지만. 어쩌겠는가? 그들도 먹고 살아야지.
 내용은 오래된 일본의 여행책을 오역 투성이로 번역해 놓은것에 지나지 않지만
 지도만은 어떤 여행책 보다도 잘 나와있다. 나처럼 도시단위로 여행하는 사람에겐 매우 좋은 지도)

그외의 두 권은 조금 특이한 컨셉때문에.
이를테면 맛의 도시라 불리는 파리. 그곳의 디저트를 중심으로 한 기행문이라.
유학생과 현지인이 결혼해서 살아가며 현지인이 본 파리.

우연찮게 들어오게 된 하숙집의 주인장은 불문학을 전공하고 유학와서 불문학을 하고선
현지에서 가이드를 한다.
그 부인되는 분은 서양화를 전공하고 이곳에서 아이들과 있으며 간간이 레슨도 받고 그림을 그린다.
이런이런 책을 사왔다 했더니 빌려달란다.
보고나서 그 부부의 평은.
"당최 깊이가 없다" 이다.
그나마 [파리에 미치다]는 깊이는 없어도 현지인 만이 알 수 있는 파리지엔느 만이 알 수 있는
정보들이 있어서 볼만 하다
[파리의 디저트 여행]은 깊이도 무엇도 없는 그저 본인의 블로그나 일기에나 끄적거릴 내용으로
책을 만들어서 만원이나 받고 판다는게 이해할 수 없다
였다.
그 부부가 생각하는 파리의 여행책은.
아마도 미술사와, 유럽사 전반과 함께하는 그러면서 문화를 담아내는
거창한 것인가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여행책이 깊이가 그렇게 있다면.
굳이 여행을 와야할 이유가 있을까?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서 나오는 모씨 처럼.
그저 책으로 충분하고, 갑자기 영국에 가고 싶다며 짐을 싸서 나오다가 역 주변의 Irish Pub 에서 영국의 분위기를 느끼고
그저 그길로 돌아가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여행이라는건.
단지 그곳의 오래된 유적들을 보고. 작품들을 감상하고. 하는 것 외에.
그곳의 공기를. 바람을. 사람을.  
자욱하게 가득한 그곳의 느낌들을 마음들을
느끼러 오는 것이고. 다른 모든 관광지 등등은
그에 대한 보조제.

그래서 난 거북이 관광을 하며.
남들이 하루에 다 돌아볼 곳을 이틀, 삼일 씩 걸려가며 돌아다니고
중간중간 휴식과. 멍하니 않아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간들을 보내고.
전혀 의미없을지 모르는 그저 주택가의 산책이라던가. 하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여행기간이 남들의 세배이상 씩 걸리지만.

결국 여행이라는건 여행자가 만들어가기 나름.
여행책은 이런 곳들이 있다. 이런 것들이 있다. 라는 것을 소개하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라는 것이 나의 생각.


결국. 모든것은.
각 개인이 만들기 나름이고. 개인들이 자신의 규칙을 만들어 쓰기 나름이고.
그것을 얼마나 잘 향유하느냐. 탐미하느냐의 문제일듯.
개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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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