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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작2017. 8. 30. 19:57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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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잡설2017. 8. 24. 16:47

집이 곧 공사에 들어간다.
지금 사는 집이 2001년인가 2002년인가에 이사들어온 집 이니까, 무려 15년 이상을 도배장판도 새로 안하고 살아왔던 집 이다.
오래간만이고, 아마도 지금 사는 아파트가 재개발이라도 들어가기 전엔 다시 수리를 할 일도 없을거라, 좀 크게 공사를 벌였다.
물론 시작은 개별난방 공사가 트리거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수십년간 끌어안고 사시던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하셨다. 마치 이사하면서 살림 정리하듯.
조금은 단촐하게 살아야겠다고, 안쓰는 것들은 이제 좀 정리하고 살겠다고.

퇴근해서 집에 들어와 보면 마대자루 하나씩 무언가가 담긴채 있다.
어제 그 마대자루에서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쓰시던 나무 경대를 발견했다.


그러니까 이런 것.
기억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 까 싶다.
내가 아주 어릴 때, 증조할머니는 이런 경대 앞에서 쪽머리를 한올 흐트러짐 없이 손질하셨었고,
어머니는 화장대 위에 올려둔 이 경대의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셨더랬다.
이 경대를 보는 순간,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어린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 기억이 떠오르니, 이 경대를 버리는 것이 마치 나의 기억 한조각을, 나의 과거 한조각을 잘라서 말소시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거울도 뿌옇게 변해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경대. 특별히 대단히 좋거나 훌륭한 그런 물건도 아닌 그냥 그시절의 흔한 경대 하나인데
내 기억이, 내 과거가 붙어있는 물건이어서였을까.
그냥 버리게 두지 못하겠더라.

그래서 사진을 찍고. 한번 손으로 매만졌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
엄마님이 집정리를 시작하셨다.
삼십년 이상 묵은 집안의 골동품들이 퇴출되고 있다.
근데 자꾸 내가 싸짊어지고 싶은 것들이 눈에 보인다..
어차피 안쓸것들이긴 한데, 어릴때 눈독들였던 물건(접이식 나무 경대.. 마나님 결혼할 때 사셨던 것 으로 추정) 이라던가, 어릴때의 추억이 남아있는 미키마우스 완전수동 빙수얼음 기계라던가..
빙수기계는 지켜냈는데, 경대는 못지켜낼 것 같고.
내가 보지도 못하고 놓치게 되는 물건들이 꽤 있겠지..
뭔가. 또 기억 한자락을 , 나 자신을 이루었던 것 중 한자락을 , 잃어버리는 느낌이다.
"

그렇게 생활폐기물이 될 뻔 했던 저 경대는
한페친의 집으로 가서 새 삶을 얻게 되었다.

어쨌거나
나와는, 우리집과는 이별.

이렇게 일별도 던지지 못하고 헤어지는 많은 사물들에게
그동안 잊어서 미안하다고. 고마웠다고 , 그렇게 인사라도 하고 싶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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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잡설2017. 8. 8. 13:35

여러 회사를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들과 모였다 헤쳤다 하는 프로젝트 단위의 일을 하다보니 참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전처럼 회사나 팀 단위로 일하는 것이 아닌 이제는 개인으로서 일하다 보니 좀 더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경향도 있다.
그렇다 보니 이해할 수 없는 관점의 이야기들을 듣게 되는데.

그중 피크는. 2년 쯤 전, 같이 일하던 개발자의 점심식후 티타임에서의 발언이었다.
"건보료를 덜 내는 장점과 편부모자녀 우대전형 등을 볼 때 서류상 이혼에 대해 검토중이다"

와낙.
나의 모든 상식을 우장창 깨는 이야기.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티타임에 동료들에게 할 얘기는 아니지 않나.. 세상에 부끄러움이란 없는 걸까. 라는 생각과 더불어, 그런 사람들과 일하고 있어야 하는 나 자신의 처지에 대한 자괴감이 들었달까.

몇년전 같은팀 팀원 하나는 항상 여친이 너무 자기를 들볶는다며 괴로와했었다. 아니 그럼 헤어지던가.. 아니면 여친과 대화로 해결하던가.. 끝도없이 반복되는 이야기를 듣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모모씨. 변태유? 괴롭다면서 왜 버텨? 그게 아니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끝없이 그렇게 가해자로 만들고 스스로는 피해자로 만드는게 좋아? "
그리고 그 커플은 결혼했다.. 그리고 아직도 그때의 그 팀원은 동일한 행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 점심에서의 대화.
"집에 애들이 먹을 반찬이 하나도 없더라. 뭘 해먹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설마. 일주일에 한번 집에가는 당신이 챙기는것 보담이야 잘 챙기겠지. 일주일에 한번, 할 줄 아는게 참치김치찌개 뿐이 없어서 일요일 아침에 한번 그 참치김치찌개와 밥을 해내는 당신보담이야 방학 내내 두 아이를 돌보는 당신의 아내가 알아서 잘 챙기겠지. 남기지 않을만큼 적당량을 매번 해서 먹이니 남아서 냉장고에 들어간게 없겠지.

그리고, 그 얘기를 왜 그런 식으로 당신의 아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해서 당신의 아내를 깎아내리는가.


많은 애인/부부관계에 대한 얘기를 들을때 자주 느끼는 것.
자신은 피해자라는 뉘앙스들.
자신만 고생한다는 뉘앙스.

왜들 그럴까..
도무지 난 이해할 수가 없다.
그게 그렇게 불만스러우면 그들간에 대화해야할 일.
어떻게 대화해야할 지 모르겠어서 방법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것도 아닌, 그저 하소연과 불평불만을, 제 삼자에게 하는 일.
그것도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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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발작2017. 8. 7. 20:23

1. 흡연구역에 갖히기 싫다고 (냄새밴다고) 구역 입구에 우르르 모여 통로막고 피우는 인간들..
- 그게 그리 싫으면 끊던가.. 그덕에 외려 안쪽은 쾌적. 근데 나가면서 그들 때문에 뒤집어쓰는 연기.

2. D라인을 뽐내듯 배내밀고 서서 있는 사람들
- 그 자세로 서 있으면 배 더 나옴..

3. 굳이 넓은 저리 놔두고 지들 선 자리에 모여 서겠다고 한팔거리 안으로 접근하는 사람들
- 나의 안전간격을 침해함.. 왜 내가 밀려나야 하는 것인가.

4. 그러고선 엘베 탈 때 내릴 사람이 있을지는 생각도 안하고 문 한가운데를 막고 서 있다가 나오는 사람의 흐름을 방해하는 사람들
- 전철에서 그러면 욕먹을텐데. 엘베는 괜찮다는건가

5. 흘끔거리는 인간들.
- 담배피우는 여자사람 처음봐? 뭘 흘끔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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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잡설2017. 8. 2. 14:16

사무실 주변에 무수히 서식하는
D 라인의, 배를 내밀고 서 있는 아저씨들을 보다가

이 나라의 아저씨들이 임산부의 힘듦을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들의 D 라인에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십년간 만삭 임산부 만한 내장지방을 배에 매달고 다니는 그들은. 그만큼 익숙해져서, 임산부를 보면 그저 그들의 내장지방 덩어리 배와 같은 배라고 생각할 뿐이니.
그들이 익숙한 만큼
외견상 공감능력을 발휘할 여지가 없는건 아닐까
또는 "나도 배 나와봐서 아는데"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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