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2016. 6. 3. 23:47

빵순이는 아닌지라 자주 사먹는 품목은 아니지만
간혹 맛난 빵집 근처에 있으면 굳이 하나둘 산지 몇년.
스무살 무렵까지 동네에서 봤던 빵집들은
다들 개인들이 하는 작은 빵집.
새벽부터 나와 빵을 만들고 일곱시면 열려있던 동네 빵집들.

어느순간 파리바게트로 대표되는 프랜차이즈 빵집들만이 길에 보이고
요즘은 다시 작은 가게들이 생긴다 싶었다.

출퇴근길에 주로 지나던 을지로 지하상가.
환갑 근처쯤 되어보이던 작은 빵집 사장님과 그 빵집이 눈에 들어왔었고 아주 가끔 사먹으며 다니다가
날이 좋아지며 한 일주일 즈음 그 앞이 아닌 땅위로 다녔는데
오늘 퇴근길.



그새 문을 닫았다.

아마 장사가 안되서. 였겠지.


동네에 남아있던 동네 서점은 오년쯤 전에 휴대폰 판매를 병행하더니 이삼년쯤 전에 문을 닫았다.
동네에 남아있는 동네 빵집은 파리바와 뚜레주르만 남았다.
석달에 한번쯤씩 시켜먹는 치킨집은 간판을 세번쯤 바꿔달았다.
프랜차이즈에서 개인샵으로, 개인치킨집에서 탕수육과 치킨을 같이 배달하는 배달전문점으로.

가끔 가던 작은 전집은 , 댓개 남짓한 테이블을 놓고 주문하면 새로 전을 부쳐주던 그 집은 아직 있으려나.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퇴근길 지하상가에 있던 또다른 개인 빵집에 들러
가게를 정리하던 주인아주머니에게 추천을 받아
여섯가지 쯤의 빵을 사왔다.


동네 재래시장이 열려있을 때 퇴근해서 장을 보고싶다.
마트 문닫기 좀 전에나 마트에 겨우 들러 식재료를 사는 삶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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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