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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미/공연기록2011. 11. 1. 00:55


회사라는곳을 다니기 시작한 이래 인생 두번째 방학의 마지막날.
(이번 방학은 삼주 뿐이 안되어 좀 짧았다)
봐야하는데 봐야하는데 하는 생각과 삼주간 칩거생활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몸을 이끌고
결국 마지막날 막공 직전의
10월 15일 저녁 공연으로 보고 온 연극. "우리가 누구를 믿겠니".

사실 칩거기간에 열심히 서핑도 하고 했어야 옳으나..
문화생활따윈 저멀리로. 오직 집안에서 개님과 함께 딩굴거리며 냉장고를 비우는 생활만을 하며
랩탑을 켜는 것도 최대한 자제했던지라..
잘 모르는 공연이었다.
아는 분이 출연한다고 하고,
또 그분이 출연했던 연극들을 본 적이 있는데 - 그래봐야 이전에 한편 "리회장 살해사건" 뿐이었구나
- 왠지 나랑 조금 코드가 맞는달까 하는 느낌도 있었고
해서 쏟아지는 비를 뚫고 무려 토요일 저녁 공연을 홍대에 혼자서 가서 보고 온 연극.
(그 전날인 금요일에 보려고 했었지만 급 잡혔던 술자리로.. 쿨럭) 

언제나와 같이 아무런 공연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보통은 제목과 공연장 정도만의 정보로 가는 나로서는.. 아무생각없이.
과연 어떤 연극일까?
시놉은 보긴 했는데 어떤 내용으로 흘러갈까? 라는 의문이 있었다.

오.
내가 좋아하는 블랙코메디의 요소들.
한편으론 영화 "방가방가"가 생각나기도 했고.

그리고 보고나선
[우리가 누구를 믿겠니] 라는 제목이 "우리가 남이가" 라던.. 그들의 언어가 생각나게됬다.

누구를 믿을 것인가.
내편은 누구.
네편은 누구.
내적은 누구.
네적은 누구.

전에 "선민의식. 또는 자의식 과잉" 이라는 제목으로 블로깅을 한 적이 있었다.

내 편.
 - 나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사람.
 - 나를 도와줄 사람
 - 전적으로 나를 믿어줄 사람.

일반적으로 이런 의미에서의 내 편은 가족들.
피는 물보다 진하다 했던가.
하지만 돈이 피보다 진한듯한 세상.

나는 이 연극을 보면서.
체홉의 쟈쟈바냐가, 결혼식 피로연이 생각났다.
그것처럼 무겁고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보고나면 한켠 무거워지는 마음이 드는.
하지만 보는데 겁먹어야할 만큼은 아니다.

최근에 봤던 많은 공연들 중 (아마도)가장 짧은 공연시간.
짧지만 알맞게 함축된.

큰아들역의 반라연기와 - 살찌우느라 고생하셨다던
아버지역의 음주연기와 - 아.. 보는 내내 침이 꼴깍꼴깍
작은아들역.............. 은. 너무 젊으셔서(뭐 내가 늙은 거겠지만) 감정이입이 춈.. 쿨럭.


대학로에서 또 올라갈 듯 하니
그때들 보러들 가시길.

데이트연극과 데이트뮤지컬들만 가득한 요즘이라 개인적으로 한동안 슬펐으나
이런 연극이 많이 올라오면 시간이 없는것과 통장잔고가 부족한게 슬퍼질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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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