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미/공연기록2012. 9. 10. 09:58



지난 토요일. 

초대권이 생겼다. 

오오오.

언니 고아뭐 ㅜㅠ 


"선생님" 이라 불릴 정도의 연기자들의 무대. 

난 그런 무대가 궁금했었다. 

캐스팅 뭐 그런거 보지 않았다. 초대해주시능데 이순재 샘이면 어떻고 전무송 샘이면 어떠랴.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

모르는 작품이다 (..)

하지만 작품 이름은 꽤 들어봤지... 만. 줄거리도 모른다. 풉. #역시_나란인간은_




극 중에 마종기 시인의 [며루치는 국물만 내고 끝장인가] 라는 시가 나온다. 



며루치는 국물만 내고 끝장인가  - 마종기


(아내는 맛있게 끓는 국물에서 며루치를 

하나씩 집어내 버렸다. 국물을 다 낸 며루치는 

버려야지요. 볼썽도 없고 맛도 없으니까요.) 

며루치는 국물만 내고 끝장인가.


뜨겁게 끓던 그 어려운 시대에도

며루치는 곳곳에서 온몸은 던졌다.

(며루치는 비명을 쳤겠지. 뜨겁다고,

숨차다고, 아프다고, 어둡다고, )


떼거리로 잡혀 생으로 말려서 온몸이 여위고

비틀어진 며루치떼의 비명을 들으면


시원하고 맛있는 국물을 마시면서

이제는 쓸려 나간 며루치를 기억하자.


(남해의 연한 물살, 싱싱하게 헤엄치던

은빛 비늘의 젊은 며루치떼를 생각하자.

드디어 그 긴 겨울도 지나고 있다) 




제목에서 보다시피. 

이 극은 신파다.

그것도 우리네들이 익숙하고 익숙했던

어머니에 대한 신파가 아닌

딱 저자리에 어머니가 있으면 싶은 "아버지"에 대한 신파.


왜 그자리에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가 주로 연상되냐면.

극의 아버지는 하염없이 자식을 걱정하고 걱정하고 기운을 북돋워주려하고 믿는다고 한다. 

우리에게 아버지들이란 연극 [봄날] 에서의 아버지와 같이 잘 표현할 줄 모르고 화내거나 

무심한 아버지들이 익숙하다. 


"그래. 넌 대단하고 멋진 아이니까 당연히 그런것 정도는 될거야" 라던가 하는 류의 대사를 하염없이 쏟아내는 아버지는..

별로 본 적 없다. (우리 또래의 친구들은 아이들에게 그렇게 대하는 것을 보고있지만) 

그래서 좀. 이상하다 싶었나보다. 



운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안겨 운다. 

"전 그렇게 대단하고 잘난 아이가 아니예요. 그냥 찌질한 삼류 인생이예요" 라며 운다. 


마지막으로 아버지에게든. 어머니에게든 안겨서 운적이 언제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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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