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2014. 2. 25. 15:47



어제였었다. 

작년 "두산 인문극장"을 다녀왔었고, 올해도 한다는 소식에 신청을 하다가 같이 얻어걸려 신청하게된 "낭독극장".

정확히는 그냥 막 신청하다보니 함께 신청되었고, 신청하였으니 갔던.


한강 시인과 

이성미 시인과

나희덕 시인과 함께한 시간.




고등학교때까진.

시를 읽었었다. 

시집을 사서 보기도 했었다.

어머니가 그당시에 사서 보셨던 시집 중에 기억나는 것이

"접시꽃 당신" 이라는 시집이 있었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시를 읽지 않았었다.

아주 가끔. 읽긴 했지만. 



그리고. 어제 그녀들을 만나고

그녀들의 시를 만났다. 


조금 찬찬히. 

다시. 

시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어제 만난 세명의 시인의 시 부터. 




갑자기 몇일전 음도에서 성시경이 말했던 

구십년대 초반 이야기가 생각났다.


코코스.

그리고 패밀리레스토랑.

특별한 날에 가던 그곳. 


처음 가봤던 패밀리레스토랑은 코코스가 아니었으나

코코스를 처음 데려가줬던 선배가 있었고

그 선배는 처음으로 칵테일바 라는 곳도 데리고 가 줬었다.

(물론 이 두가지는 모두 동네에 있었다) 


그리고 TGIF니 베니건스니 하는 것들이 생겨났고

그것들은 통신사 할인을 타고 성업했고

친구들과의 특별한 모임에 가는 곳이었고

그 뒤로 생겨난 토니로마스나 씨즐러 등은 가족과의 특별한 모임에 가는 곳이었다. 

(아마 절대가격차이 보다는 할인 후 가격 차이- 떄문이었던듯) 


그렇게 지금은 누가 사준대도 잘 안가게 되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곳에서

그때는 그렇게나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맛있다고 했었다. 

그래서 특별한 날 - 이를 테면 친구 생일모임 이라던가 - 에 가는 곳이었고. 


당시의 호경기와는 다르게 내겐 많은 것이 부족했던 시절이었으나 

그래도 

라면 한그릇에 소주 한병도 맛있었고 즐거웠던 시절이었고

이제는 

무얼해도 그닥- 

잘 모르겠다. 


분명. 여유가 많이 생겼다고 생각되는데. 

즐거움도

아쉬움도

기대도

취할거리도

더 없어져버렸다. 


어쩌면. 

둘은 서로 자리바꿈을 하는 존재였는지도 모르겠다.

원래 그런거라고. 


어쩌면.

그저. 내가 나이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원래 그런거라고. 



그저.

쉬고싶다. 



Posted by Agne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