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록/2010.06. Paris2010. 6. 14. 07:57

어제도 역시나.
두시반도 넘어 잠자리에 들고.
두어시간 겨우 자고 일어나
아침엔 헐레벌떡 인천 공항으로 고고씽.

다행히 자리는 맨 뒷줄 복도좌석 GET!
맨 뒷줄의 미덕은. 뒷자리 사람을 신경쓸 필요 없이 의자를 끝까지 눕힐 수 있다는.
(뭐 그래봐야 얼마 안넘어 가긴 하지만. 신경을 안써도 된다는것은 큰 장점)
그리고 운이 좋으면 옆자리가 비어서 편안히 갈 수 있지만.
이번엔 만석.. orz

총 비행시간 12시간에서
앞의 8시간은 먹고자고 먹고자고.. 사육당해주시고.
뒤의 네시간은 깨어서 여행책을 보는둥 마는둥.
그러다가 어랏. 기내영화에 "아바타"가 있네 하고 봐버린.

물론. 아바타. 끝까지 보진 못했다.
주인공이 나비족의 편이 완전히 되서 전쟁을 하려고 다른 부족을 규합하는데까지만..
근데 뭐. 극장에서 안보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정도 가지면서.

그러고 도착한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의 인상은.
"어랏? 구리네?"
사진기를 꺼낼 생각이 안드는.
(사실 짐이 많아 귀찮았.)

역시나 아시아계 항공사가 아니구나 라고 느끼게된건.
맨뒤에 나온 내가 짐찾으러 갔어도 짐가방들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뭐. 드골 공항의 문제일수도.

언제나 혼자 여행을 오게 되면. 공항에서 전철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철을 타고 이동하는데
어라? 왜 이렇게 공항에서 전철타는 사람이 없지? 하고 놀랬었으나. 이유는 곧 알게됬다.

1. 공항에서 전철 타는 곳 까지 이동거리가 길다. 
   마치 인천공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하는듯한 거리.

2. 전철이. 심히. 구리다. 오우. 이건 뭐.. 내가 오늘 타본 전철이 시내노선이라기 보다는 
  서울역에서 일산쪽으로 가던 비둘기 구간.. 같은 것이긴 했지만. 
  다른 전철도 크게 차이없지 않을까 싶은 것이 나의 의견.


사진에는 왠지 뭔가 분위기 있어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암담했;;

갈아타는 곳에서 약간 헤매기도 하면서 도착한 곳.
PER A선의 Sartrouvile 역.

사실. 홈스테이 집이 이 역에 있는지 출발 전날 밤에 알았다;;
이건 뭐 서울로 치면 수서역쯤이라고 생각했었으나,
와본 결과. 수서역이 아닌.. 일산의 화정쯤의 동네.

조용한 주택가에.
들리는 소리라곤. 내가 노트북 자판 치는 소리와 새소리.
그리고 가끔 지나가는 차소리.
트렁크를 끌고 전철역에서 약 십오분 걸어오면서
트렁크 끌고가는 소리가 동네의 너무 큰 소음으로 울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지경.

비행기에서는 추워서 오들오들 떨다가.
십오분 걷는 사이엔 너무 더워서 땀 뻘뻘..

여름의 파리는 그렇게 덥지는 않다는데. 이건 뭐. 지난주의 서울날씨.
해는 어찌나 긴지. 물론 섬머타임이긴 하지만.
밤 열시가 넘어서 해가 지기 시작하는 위엄이라니;;


이 사진 찍은 시간이. 22:17.
한여름에는 열한시나 되야 해가 진다고..
너무 밝아서 일곱시 반쯤 시작했다고 생각했던 저녁식사는 알고보니 여덟시 반에 시작됬었고.
내일이 이곳 월요일이라고 저녁식사를 마친 시간이 열한시 반;;
프랑스 사람들은 금/토 저녁에는 일곱시 반쯤 저녁을 시작해서 기본으로 새벽 한두시까지 식사와 대화를 즐긴다고 한다.
괜히 우디앨런의 영화가, 프랑스 영화들이 수다쟁이 영화였던게 아니었어..

낮에 도착했을때.. 오후 다섯시 반경의 하늘은.
너무나도 화창한. 그리고 보기만 해도 기분좋아지는 하늘.
이렇게.


서울에서 보던 하늘은.
화창했을 때면 외려 우울해지는 하늘이었는데.
공간이 바뀌어서일까.
"아. 하늘 참 좋다" 가 절로 나오더라는.
좁은 틈으로 보이는 하늘도.
홈스테이 집의 꼬맹이들의 싸우는 소리도. 뛰노는 소리도.
그저 보기에 좋았다.

그렇게.
파리에 도착했고.
첫날 저녁에 간단히 식사 후 다음날의 일정을 짜겠다는 계획은 이미 저멀리 안드로메다로.
이곳에 먼저와서 묵기 시작한 두명의 모 국제기구 인턴사원들과
(들었는데. 유명한데였는데. 까먹었다;; 이 저주받을 기억력)
집주인 부부 및 꼬맹이들과의 저녁식사를 마치고 들어와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있는
지금 시간 이곳 현지시각으로 00:50.

내일은 그냥.
천천히 일어나서 이동네 탐방이나 해봐야겠다는 대책없는 스케줄만 머리속에;;
(17박 있는다고 너무 마음이 루즈하다며;; 사실 하루는 지나갔고 마지막날도 이동하다 시간 다 버릴 태세인데;;)

아마. 시내 한가운데의 게스트 하우스를 구했었다면.
이런식으로 버려지는 시간없이
이미 야경투어 마치고 돌아왔겠지만.

이렇게 쉬엄쉬엄 다니는것도 여행의 맛이려니.
뭐. 꼭 바쁘게 다녀야할 필요있나.
난 휴가를 온거니까.



Posted by Agne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