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미/공연기록2013. 5. 27. 15:07



지난 5월 16일 관람한 연극. 채권자들.


아르코 예술극장 또는 대학로 예술극장에 올라오는 극들의 대부분은

호불호의 문제는 있을수 있으나, 기본적인 퀄리티는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대체로 각 공연들의 공연기간이 짧다는 것이 흠. 


공연메이트덕에 보게된 연극. [채권자들].


보고나면.

꽤 머리가 아프다.

조금은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서 한켠.


전에 봤던 연극. "The Lover" 가 연상되었다. 


차이가 있다면.


[The Lover] 에서는 각 등장인물들이, 

'서로 진심으로 대화하기 위해서' 의 방법론에 대한 격렬한 충돌과 끝없이 평행선을 이루는 의견대립이 느껴졌다고 한다면. 

 

[채권자들] 에서는 각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관점에서만 상대를 변화·종속시키면서 욕망을 채우려 하는듯 하달까. 


결국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하는 것에 대한 극.

욕망을 채우려 하는 방식의 차이. 


뭐 그런 어려운 극 이었다. 






언제나 누구든. 

각자의 욕망이 있고 

그 각자의 욕망을 해소하거나 숨기거나 하고 살아간다. 

특히 사람의 애정에 대한 욕망은 꽤나 다양하게 표출되는데

그 첫번째 단계는 

"난 A가 마음에 들어" -- 그러니 A가 나를 좋아해줬으면 좋겠어. 

인듯 하다. 


하지만.

내가 A를 아무리 절절히 사랑하던 말던. 

그 마음을 알아야 하고 받아들여야 하며 또는 동일하게 나를 사랑해줘야 할 의무가

A에겐 있을리 없고. 

그러므로 요구해서도 안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너무도 쉽게 강압하고 요구하곤 한다. 


A 입장에선. 사실. 

" 그래서? 그게 뭐? 어쩌라고?" 의 상황일뿐. 


다행히도 A도 나에게 호감이 있다고 하면. 

뭔가 관계가 바뀔 수 있겠으나. 

그 감정들의 무게는 언제나 동일할 수는 없고. 

시작에서의 비대칭과 그 끝에서의 비대칭은 또 다른 각으로 기울어져 있을수도 있고. 

그리고 어쩌면. 

나는 A를 좋아하는 것이 아닌 A에게 투영된 나의 어떤 환상을 사랑하는 것일 뿐.



뭐 그런 류의 생각을 하고 사는 나에게.

이런 류의 연극은.

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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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