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2014. 12. 16. 02:47

이런 제목의 글을 쓰기 시작한 건 2003년도. 지금은 드림위즈(?)에 넘어간 옛날 마이미디어 블로그를 하던시절. 

그리고 오늘 한 블로그 이웃의 글-다사다난했다던 한해-을 보다가 생각나서 찾아보니

마지막으로 이런 글을 쓴건 2010년도. 

중간의 3년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싶기도 하고 

참 번다하게 살았었구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의 "나"의 10대 뉴스 라는걸 뽑아보려 하니

별 게 없다. 


1. 사람. 

언제나 사람이 문제다. 좋은 일로든 안좋은 일로든. 

올해는 후자가 좀 더 큰 듯. 


2. 일

처음으로. 하얀손 주식회사에 입사해서 육개월쨰.

걱정안하시는 듯 하면서도 걱정하시고 계시는 두분과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이런 "안식년"같은 기간을 못 보낼 거라는 생각과 

이러다가 다시는 일을 못하게 되는건 아닐까 싶은 불안감이 공존하는 상태. 

15년을 달려왔으니. 앞으로 15년 이상을 더 달리려면 지금이 마지막으로 쉴 수 있는 시기다- 라는 생각과 

벌써 시장에서 버려지는 연차가 되어버린건가 라는 불안감. 


3. 휴식

한달정도는 정말. 하루에 열일곱시간씩 계속 먹고자고만 했었다. 

그랬더니 피로는 많이 풀리긴 한듯. 십오년간의 피로들. 

그리고 정말 매일매일 뒹굴뒹굴 "이러다 바보되겠다"싶게 아무것도 안하고 뒹굴뒹굴. 


4. 갑작스런 여행들.

이를테면 가만히 앉아있다가 새벽두시에 차를 끌고 나가 동해안이던. 부산이던. 해남이던 간다던가.

다음날 출발 비행기표를 끊고 제주도로 간다던가 하는 일들. 

예전에 여행은 보름전부터 예고하고 예약하고 떠났었다면

(주로 해외였긴 했지만. 그리고 그때도 비행기와 숙소 정도였긴 했지만)

올해의 여행은 그저 앉아있다가 나가볼까-? 하면서 갈아입을 옷 한벌 정도만 챙겨서 발 닿는대로 가는 여행이었달까. 

이젠 책상에 쪽지 한장 달랑 놓고 (여행가요-0-) 집에서 사라져도 다들 그러려니 하실 지경.. 

미침형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고 해야하나.. 


5. 매일매일의 술들.

회사를 그만두기 전 까지는 정말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맥주 한두캔이라도 먹었고 

그래야 잘 수 있었다. 또 그래야 다음날 출근할 수 있었으니까.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는 꼭 다음 날 일찍 일어나야한다는 부담이 없으니 잠이 안오면 그냥 안자고 말지 술을 먹는 일은 줄었다. 

여전히. 나이트캡이 필요한 날들이 있긴 하지만. 


6. 감량. 

옷장속의 옷들이 내 몸을 버거워하니. 언제고 다시 출근하려면 감량이 필요하겠다 싶어

조금 운동과 식이조절로 (심지어 생애 최초의 식이조절을 포함한 다이어트임) 약 5-6kg 정도를 감량했다.

앞으로도 5kg 정도는 더 조절해야 목표치에 도달하지만

뭔가 요즘은 심적 정체기랄까. 

(일단 옷장의 옷도 맞으니까.. 라며 다시 살살 찌우는중..)


7. 오빠의 해외 주재.

사실 예전에도 지방발령 등으로 집에 잘 없긴 했지만

지구 반바퀴를 돌아가야 하는 곳으로 주재원 발령이 난 오빠로 인해

더더욱. 집안의 집사역할은 모두 내게 올듯 하다. 

앞으로 오년간. 전화통화도 시차를 생각해야 하는 곳으로 간 오빠가 있고

여기에 남은 부모님과 나. 

돌아올 오년 내에 큰일이 없길 바랄 뿐. 

다른 자잘한 집사업무야 언제나 해오던거니. 


8. 커피집 투자

사실 이 건의 결정은 작년에 한 것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올해 초 부터 모든 일들이 진행되었으므로..

해보니.

돈이 만들어지긴 힘든 사업. 

퇴직하고 닭튀기는 것보다 더 위험할수도 있겠다 싶다. 

뭐. 나야 큰 욕심 없이 그저 아무때고 갈 수 있고 내 입에 맞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을 킾해놓는다의 컨셉에,

그렇게 큰 돈이 들어간 건 아니니까.(적은 돈은 아니지만) 

녹녹치 않은 영업현황에 실질적으로 운영하시는 분이 고생스러운게 문제. 


9. 와 10.은

아직 잘 모르겠다. 

1을 너무 뭉퉁그렸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잘 모르겠다. 

아직 올해는 두주쯤 남았으니까.

남겨둬볼까. 언제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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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