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에 해당되는 글 92건

  1. 2011.05.08 선민의식.. 에 이어 6
  2. 2011.05.05 선민의식. 또는 자의식 과잉.
  3. 2011.03.27 사자자리 제품의 특징
  4. 2011.02.08 꿈과 밥의 Trade-off.
  5. 2011.01.29 명함없는 나.
  6. 2011.01.29 게으른 고양이 신사점
  7. 2011.01.19 재미로 보는 자미두수 운명
  8. 2010.12.03 올해의 10대 뉴스 1
  9. 2010.11.10 "괜찮은"
  10. 2010.11.10 책상.
잡설2011. 5. 8. 17:40

나의 "선민의식"에 대해 솔직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언부언.

요 전 글에서
"내가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이 보기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내가 생각하기에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라고 썼었다.

사실.
부당한 대우라고 생각되는 것은 대부분의 "존중받지 못하는 대우"를 포함한다.
나는 나 스스로 대단한 사람이기 때문에.
"감히 너희들 따위가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나를 존중하지 않는. 대우는 참을 수 없다.
그런 상황을 최대한 안 만드는 방법은 적당한 선 안에서 살아가고 그 정도 간격을 유지하며 사람을 대하는것.
그리고 나도 사람들을 최대한 존중해주는것.


흔히 말하는 사회적인 통념?에 의한 부당한 대우들.을 참을 수 없는거고.
나의 기준과 그들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도 알고 그렇기에 그들의 기준으로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난 나의 기준을 유지하면서 그들의 기준으로도 그따위 평가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뭐. 그 기준에서 현재 벗어나 구린 평가를 받을 것을 알면서도 무시하고 행하는 것이 두가지 쯤 있긴 하지만.
그리고 앞으로는 더더욱 내 기준만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다른 부분에서 더더더 아무도 아무말 못하도록 만들어갈 생각이다.
그들이 "저 사람은 이런 부분이 조금.. 하지만. ... " 이상으로 나 자신을 그대로 존중해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가 정치권에 열폭하는것도 사실은 단순하다.
어차피 정치꾼들. 사기꾼일 뿐이다. 라는 생각을 깔고 있지만
"너네가 사기꾼이라면. 사기꾼으로서의 프로로서 행동하라. 내가 세금으로 월급도 주는데" 이다.
사기꾼의 기본은 사기 당하는 사람이 사기당한다, 이용당한다는 생각이 안 들 수 있도록
촘촘한 그물을 짜는 것. "그래. 이게 나에게도 좋은거고 옳은거야" 라는 생각이 들게 하면서 이용하는것.
근데 지금의 정치한다는 것들은 그 최소한의 성의라고 생각되는것을 안하고 강도처럼 무조건 해대니 짜증나고 열폭하는거다.


다만. 문제는.
이런 틀을 벗어나. 나로하여금
"감히 너 따위가"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들이 발생할 경우.
폭주한다는것.


어릴때의 폭주는.
그 사람을 내 주변에서 지워내고
심지어 옆에서 말을 걸더라도 없는 사람 취급하는것이었고.
지금은 나이를 먹어서인지, 욕심이 넘쳐서인지(단 하나도 손해보기 싫은)
대응하지 않는다. 감정 소모 자체도 귀찮으므로. 물론. 이러다가 예전의 패턴으로 돌아가긴 하겠지만.
최악의 경우에도. 결코 자폭은 하지 않는다.
그러기엔 내가 너무 아까우니까.
감히 너네들 따위 때문에 내가 망가질 이유가 없으니까.
그저 간혹 그들이 건드릴때 짜증이 날 뿐이다.


감히 너 따위가.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아닌 나님은.
언제도. 어떤 선택에 대해서도 후회하지 않고.
소거법이었을 망정 후회하지 않고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믿는다.
그 당시의 나에게 최선이었다고.
그리고.
내가 선택한 사람은.
최고의 사람들.
그래서 그들을 최대한 지원한다.
그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한다.
최대한 그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한도를 넘어서기 전 까지는 나를 어떻게 이용하던 상관없다. 내가 나를 이용함을 허용하고 있으니까.


무려. 엄청나게 허세 쩌는 인간이 나고.
선민의식 그 자체고.
나 밖에 모르는 나. 가 나라는 인간.
하지만.
물거나 해치치 않습니다.
나를 물거나 해치기 전 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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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잡설2011. 5. 5. 17:45

난. 자의식 과잉 형태의 인간이고. 생각해보면 선민의식이 있는 사람이다.
내가 어떻게든 다른 사람들이 보기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내가 생각하기에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그래서 공부를 했고.
그래서 등록금이 겁니 비싸지만 그 학교를 선택해서 다녔고(그 위로는 솔직히 성적이 안되서 못갔다)
그래서 일을 해도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제대로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불리는 모습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을 일이 적어지니까.



오늘. 카페에 일을 하러 나와서 옆 자리의 세 아가씨들의 대화를 들었다.
 "무서워서 해지면 집에서 나가지 않고.
  무서워서 엘리베이터를 탈 때 모르는 사람과 둘이 타지 않고 기다렸다가 다음 것을 타고
  무서워서 택배가 오면 받지 않고 경비실에 맏기라고 하고
  blablablabla... "



그래.
세상 흉흉한 뉴스들도 많고
실제로 고등학교 1학년 때 인가,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던 (아마도 두어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에게
추행을 당해본 적도 있다.
언제 나의 일이 될 지 알 수 없는 부분이고, 그래서 공포심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난 저 이야기를 듣는 동안 다른 한 친구의 말이, 그리고 내가 아르바이트를 할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친구가 건물보수쪽 아르바이트인가를 할 때,
꽤나 큰 회사의 사옥. 정장을 입고 건물을 드나들던 사람들이
작업복을 입고 돌아다니던 자신을 보던 사람들의 눈길 - 다른 세계의 존재로 보던, 사람으로 보아주지 않았다던 - 이 있었다고.
내가 에버랜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한여름 땡볕 아래서 수신호를 하고, 보행자길을 터주려 거의 몸으로 차를 세우다 시피 할 때
그때 운전자들이 내게 하던 말들. 욕지거리들.
그곳의 정직원이라던 관리직 사람들의 눈빛 - 마치 "너네는 겨우 이정도의 일이나 겨우 할 아이들" 이라는 듯한. 소모품의 느낌.


난 지금 저 아가씨들의 대화를 들으며.
자신과 자신에게 가까운 범주 내의 사람들을 제외한 다른 환경에 대한 공포심으로 표현되고 있는 저 감정들이 사실은 정말 그저 "다름"에 대한 공포 그 이상이 아님이라는.
그건 결국
세상을 둘로 분리해서 - 자신과 자신의 주변이 속한 세상과 다른 세상으로 -
외부에 대한 지독한 적대감은 아닌지. 무시는 아닌지.
뭐 이런 부분들이 위에서 내가 말했던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내가 생각하기에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 가 되겠지만.
저 아가씨들의 공포감이 그저 대화로 표현되는 것이 아닌 어떤 행동으로 표현되게 될 때
얼마나 잔인해질런지.



난. 그래서 저 아가씨들이 더 무섭다.


오늘 트위터 상에는


"밤길이 무섭다는 옆테이블의 처자들. 해만 지면 집에서 안나오고 엘리베이터도 모르는 사람과 둘이는 못타겠다는 처자들. 근데.. 내가 보기엔 당신들이 더 무섭다;;"


라고 썼고 아마도 대부분이 예쁘지 않고 무섭게 생긴 아가씨들 이라고 불리는 아가씨들에 대한 얘기로 받아들인 듯 하지만.


난 .


저런 사람들이 무섭다.


그런 이유로.


 

뭐.


내가 너무 나이브한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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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잡설2011. 3. 27. 20:01

사자자리(수호성:해, 수호신:아폴론, 7/24 ~ 8/23)

제품명 : 사자자리

제품의 특징

- 엄청난 의리로,
항상 고객님들의 편이 되어드릴 것이며,
엄청난 상담 능력으로,
항상 고객분들의 힘이 되어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취급시 주의사항

- 마음이 매우 약한 부류이니,
함부로 직언을 하는 건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좀 눈치가 없어,
고객분들께 직구를 날리는 경우가 있으나,
고의는 절대 아니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눈치 없이 직언 날리기 대회'에서 항상 일등하고 있으니까요.)

- 좀 소녀/소년 같은 구석이 많은 편입니다.
미술관에 갔을 시,
그림 등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를 주시고,
눈이 오거나 비가 오는 날,
너무 밖에 나돌아다니지 않도록 주의 바랍니다.
(자사가 길들여 보려고 하였으나,
워낙 카리스마가 세서 건드려보지도 못했습니다.
고객분들께서 알아서 해주시기 바랍니다.)

- 의외로 심히 예민한 부류입니다.
여행을 가거나,
갑자기 환경이 바꼈을 시,
신경 좀 써주시기 바랍니다.

- 칭찬 듣기를 무지무지 좋아합니다.
그래서 자화자찬도 좀 하는 편입니다만,
많은 양해를 바라며,
조금만 잘해도 칭찬 부탁 드립니다.
(그럴 때에는 자사의 '황소자리' 제품과 떨어뜨려놔주시기 바랍니다.)

- 자신이 틀렸을 때,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냥 이해해주시고,
저렇게 할 때에는 달래는 게 최고입니다.
윽박지르거나 화를 낼 시에는,
더 삐뚤어 나갈 수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사실 무서워서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완벽주의가 좀 있는 편입니다.
고객분들께서 이해해주시고,
완벽주의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교육시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는 실패했지만,
뭐 압니까.
고객님은 성공하실지.)

- 좀 잔소리가 많을 수 있습니다.
특히 설교조 잔소리가 굉장할 것입니다.
그냥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자보다 기가 세다면 같이 대항해도 좋지만,
그 뒤에 어떻게 되더라도,
저희 회사에서 절대 책임지지 않습니다.

- 자꾸 내 편, 니 편을 따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냥 제품의 편이라고 해주시는 게,
몸도 마음도 편할 겁니다.
그리고 이 제품은 의리가 뛰어나기 때문에,
같은 편이 되면 절대적으로 잘 해줄 것입니다.

- 폼생폼사가 좀 있는 게 아닙니다.
그냥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생에서 의외로 꽤나 쓸모가 많으니 말입니다.

- 자신만큼의 영향력을 지녔다고 생각되는 제품이 나타나면,
엄청난 경계 태세를 취하며,
안절부절 못할 수 있습니다.
많은 주의 부탁드립니다.
(그럴 때에는 자사의 '전갈자리' 제품과 떨어뜨려놔주시기 바랍니다.)

별도 주의 사항

- 환불 및 교환 절대 불가합니다.
만약 시도하려다 들키셔서 배신으로 낙인 찍힐 경우,
고객님께 어떤 해가 갈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더라도,
저희는 미리 경고를 드렸으므로,
저희 회사에서는 절대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 다른 나라 언어로 된 사용설명서는 없으니,
필요하시면 직접 번역하시기 바랍니다.

- 자사 연락처나 홈페이지 같은 것은 애초에 없사오니,
잘못되더라도 연락할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미 주의 사항은 다 드렸습니다.)

- 그 외에 나타나는 다른 이상한 징후들은,
고객님께 길들여진 징후들이라 생각하고,
어떻게든 연락이 닿더라도 저희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 이 제품은 거의 죽을 때까지 영구하오니,
너무 혹사만 시키지 마시고 잘 알아서 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http://thebside.egloos.com/5416750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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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잡설2011. 2. 8. 11:35

꿈을 빼앗긴 세대.
꿈꾸는 것 자체를 거세당한 세대.
뭐 그런 세대담론 비스무레 한 얘기를 본 기억이 있다.

난.
꿈꾸는 것 자체가 언제부터인지 거세되어 있는 사람 중의 하나.
뭐랄까. 꿈이 없었달까.
그런 내게 "밥"을 선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
그래서 그렇게 또 살아왔다.

오늘.
시나리오 작가의 사망소식이 이슈가 되고 있다.

친구 한명은
   " 이 나라에서 작가로 산다는 것. 이 나라에서 젊은이로 산다는 것. 이 나라에서 꿈을 꾼다는 것. 숨이 막힌다."
라고 했고
그 글에 다른 사람 한명은
   "배부르게 먹는 죄를 우리는 매일 하루 세번씩 짓고 있는건 아닐가.."
라고 했다.

그냥 .
우리들 대부분은 선택을 했다고.
"먹는 것"으로.
그리고. 그것보다 "꿈"을 좆는 사람들은 "좁은 길"을 선택했다고.
그들을 죽음까지 몰고 간 현실은 분명 문제가 있다.
꿈꾸지 못하게 하는 현실.
꿈을 꾸려면 "저런 것"도 생각해야 하는 현실.

그래서 어쩌면
작은 꿈들이 꼬물꼬물 자라날 때 이미 나는
그 꿈들을 잘라내버렸던 것일지도. 그렇게 어릴때부터 선택해왔기에
지금은 더더욱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젠 그냥
소소하게 즐겁게 평안하게
밥의 즐거움과 함께 그렇게 사는것 외에는.

 

“남는 밥좀 주오” 글 남기고 무명 영화작가 쓸쓸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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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잡설2011. 1. 29. 20:34

전에.. 시골의사 박경철님(@chondoc) 이 그런 트윗을 한 적이 있다 . 

거울앞에서 내게 물어 봅니다 .. '너는 누구냐 ? ' .... 명함에 적혀있는 '관계' 속의 '나'를 벗어나서 ' 나는..' 이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진짜 우리는 누구일까요 ? .. 


라고.

조금 맥락이 다르긴 하지만.

오늘 타임라인에 올라온 글.

@epr_paradox:"어떤사람과 인생길을 함께 가느냐, '명함없는 모임'을 얼마나 가지고 사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하고 그
사람의 부,격을 말해준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사람들'의 네트워크에 소속될 수 있다."-정인철교수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김부장. 김위원. 을 빼고.
"나"는 어떤 사람일까.

항상. 기억을 해보면.
아주 어릴때부터의 기억부터 뒤집어 보면
새 학년이 되거나, 새로 어떤 학교에 들어가게 되거나,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되거나 어떤 모임에 처음 가게 될 때
우리는 "자기소개"를 요청받는다. 그리고 난 그때 마다 참 곤혹스러웠다. 졸업 후 취업하면서 "자기소개서"라는 것을 쓸 때도 마찬가지.
"나"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 지. 무엇을 소개해야 할 지.

가장 쉬운 선택은 언제나 "어떤 관계 속의 나"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xx 지역에서 살고 있고 x남x녀 중 몇째이고 xx 학교에서 xx를 전공했고 지금 xx를 다니고 있고 업무는 xx이고...

페이스북의 프로필 페이지도 별반 다르지 않다.
xx 학교들을 졸업하고, xx를 다니고 있고... 그래봐야 추가된 것이라곤 좋아하는 영화. 음악. TV프로그램 등..

친구 한명은 자신에 대해 "안여돼" 라고 했다. 그것이 자신의 사상이라고.
  안여돼 = 안경/여자/돼지 = 뭐든지 한 번 걸러서 보고. 여자는 말그대로 밝히고, 먹기 위해 살고
이 말 중에서 "뭐든지 한 번 걸러서 보고" 라는 표현이 귀에 박혔었고, 그렇게 자신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게 부럽기도 했다.

관계를 벗어난 "나"는 무엇이 있을 것이며, 나는 과연 "좋은 사람" 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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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잡설2011. 1. 29. 17:28


어제 저녁 모임으로 갔던 곳. 게으른 고양이 신사점.

홍대지역의 게으른 고양이는 항상 지나쳐만 다녔고, 또는 맞은편 카페에서 일을 하면서
"저긴 언제가보나" 했던 곳.

모임이 있어 가보니 오늘이 이곳 마지막 날 이라고..

항상. 작은 카페들을 선호하게 되는 이유는
혼자다니는것에 기인하긴 하지만

별다방/콩다방 등의 번잡함과 정신없음에 질려버렸고
작은 카페들의 안정감이 좋기 때문이며
더구나 가게마다의 독특한 커피 - 맛있는 곳이면 더욱 좋은 - .
그 작은 소소함들이 주는 매력에 작은 카페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한지 일년여.

있는줄도 몰랐던. 그래서 문닫는게 미안한 "게으른 고양이" 신사점.


요즘들어 작은 로스터리 샵들이 많이 보이고
떄론 과밀하다 싶을 정도.
그러다 보니 좋은 가게들이 묻혀서 사라지는 일들도 다반사.
그럴 자격이 없는 가게들이 번창하는 것도 다반사.

카페. 커피집. 찻집.
기다림의 - 기다림으로 인한 설레임의 공간.
여유로움의 - 커피한잔 음악. 그리고 시간이 멈춘듯한 여유로움의 공간.
즐거움의 -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을 나누는 즐거움의 공간.

커피나 차 자체 보다는 그런 의미가 크기에. 공간에 집착했다고 하면
이제는 맛도 함께 따지게 되었고.
그래서 조금 불편한 곳이라도 찾아갈 정도가 되었지만
대부분이 그렇지는 않으니까.

유행처럼 원두커피 전문점들이 전국에 깔리던 90년대 초중반.
그리고 아메리카노와 핸드드립, 로스터리 샵들이 넘쳐나기 시작하는 지금 .

당신은.
어떤 의미로 커피를 마시고 찻집을 찾아가시는지?
그리고. 어떤 의미의 공간으로서 찻집을 운영하고들 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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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잡설2011. 1. 19. 19:21

이 사람은 예감이 잘 맞고 영이 맑은 사람으로 환경적응을 잘하고 발이 넓으며 재주도 많아 팔방미인이다. 사람이 좋아서 남의 초상집에 가서 대신 울어주는 타입으로 남의 궂은일에 앞장서 총대를 잘 메며 내 코가 석자라도 누가 부탁하면 거절을 못하고 주로 어려운 일에 해결사 노릇을 잘 한다. 이 사람이 공부를 많이 하면 정말로 능력이 있고 멋진 사람이 많지만 공부가 짧고 잘못 풀리면 건달이 되거나 신기가 많아 승도지명이나 운명학에 몸담을 수도 있다.
대개 깊이는 없어도 아는 것이 많아 만물박사로 봐도 되고 환경이 좋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은 어느 곳이든 최정상의 위치에 잘 서며 군이나 경찰이면 고위직까지 올라가는 사람이 많다. 이 사람은 비꼬는 것을 싫어하여 무엇이든 탁 터놓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가는 곳마다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이며 어느 곳이건 남의 지시를 받기보다는 본인이 주동이 되어 끌고 나가려는 타입이다. 대개 중간이나 막내에서 많은데 만약 맏이라도 속으로는 부모를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부모를 모시고 살기는 힘들고 떨어져서 효도하는 것이 좋다.
이 사람은 자기 주장이 강하며 고집이 세서 좀체로 설득하기가 힘든데 그것 때문에 성공도 잘하고 실패도 잘하는 스타일이다. 무엇을 할 때도 집중적으로 매달려 하다가도 의외로 생각보다 빨리 포기하는 경향도 있고 일도 깊이 생각하고 시작하기보다는 즉흥적으로 하는 타입이라 가끔 실수가 많다. 이런 사람은 남과 대화를 할 때도 눈웃음을 잘 치는 습성이 있어 호감도 잘 사는 편이며 성격이 강하면서도 속은 여리고 인정도 있는 사람이라 불쌍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질 않고 돕기도 잘한다. 또한 강자에 강하고 약자에 약한 면이 있으며 의리와 경우에 밝은 사람이지만 어떤 때는 너무 솔직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속으로 내숭을 못 떠는 편이라 기분이나 감정이 얼굴에 나타난다. 이 사람이 하는 일은 빠르긴 하지만 꼼꼼한 맛이 없어 일이 거친 편이고 재주꾼이라 이것저것 손을 많이 대보기도 하지만 중간에 포기도 잘하는데 뭣이든 한가지로 승부를 걸고 힘들어도 끝까지 도전하는 인내가 필요하다.
대개 여유가 있든 없든 돈은 평생 떨어지지 않는 사람이 많고 이론적으로는 강하지만 육체적인 노동은 맞지 않으며 많이 배워서 머리로 먹고살아야 할 사람이라 중간에 공부가 끊기면 삶이 고달파진다. 너무 철학적인 면이나 생각이 앞서나가 이상적으로 빠지면 현실에 정착을 못하고 유랑생활을 할 우려가 있으니 스스로 조절을 잘해야 한다. 옛날로 말하면 선비팔자라 하겠는데 평생 배움을 가까이 해야하고 직업은 사업을 하는 것보다는 직장 생활이 좋은데 외교관, 대변인, 광고, 관광, 가이드, 통역, 탤런트, 방송인, 역술가, 무속인, 비서, 스튜어디스, 예체능, 중계업 등 서비스직종이 잘 맞는다.
공부는 서기로 홀수 년에 잘되고 시험도 합격 운이 따라주는데 이 사람은 장시간동안 집중하여 공부하는 것보다 그때그때 잠깐씩 미루지 말고 하는 것이 더 좋다. 어려서 머리만 믿고 노력을 게을리 하는 사람이 많고 대학 때도 강의하는 교수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별로 없다지만 자만심을 버리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사람이며 맞는 대학은 연고대, 경희대, 서강대, 외대, 동국대, 중앙대, 명지대 등이며 간혹 서울대도 있다. 전공은 사범대, 어학, 예체능, 신문 방송, 관광, 광고, 호텔경영, 의학, 심리학, 설계, 미술, 정치외교 등과 기술 쪽이나 서비스 계통이 잘 맞는다.
종교는 불교에서 많이 보지만 주로 아무 것도 안 믿는 사람이 많고 결혼은 연애 결혼하는 사람이 많은데 서기로 홀수 년에 만나서 홀수 년에 결혼해야 문제가 없이 순탄하게 살아간다. 그러나 이 사람의 문제점은 연애시절에는 서로만 좋으면 부모의 반대나 궁합은 안중에도 없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서로 조금만 안 맞아도 문제가 심각하며 이혼하는 커플이 많아 궁합을 잘 보고 가야한다. 상대로는 대개 중간이나 막내, 외동이 많지만 인물이나 학벌 등 조건을 많이 따지고 눈이 까다로와 평소 애인은 있는데 결혼할 사람은 없는 사람이라 적당한 타협이 필요하고 결혼 후에도 부모와 떨어져 효도를 하는 것이 좋다.
남자는 평소 연상이나 유부녀가 많이 붙는데 신부감은 나이 차가 많은 여자가 좋고 눈이 큰 편이며 미모가 있는 여성으로 눈웃음을 잘 치고 모성애가 많은 여자이다. 머리가 영리하고 무엇이든 확실한 것을 좋아하며 착하고 깔끔한 성격으로 남자만 바라보고 사는 해바라기형의 여자라 하겠다. 여자는 남자가 학대하거나 하면 애 때문에 희생하고 살 사람은 아니니 궁합이 잘 맞아야 하고 평소 연하나 외국인, 유부남이 잘 따르는 형이다. 신랑감은 점잖고 활동력이 있으며 솔직한 성격이고 돈보다 명예를 소중히 생각하는 정장 타입의 남성으로 즉흥적인 면이 있고 아기자기 한 남자이다.

http://egosan.com/menu_02_2.html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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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잡설2010. 12. 3. 13:07

슬슬 연말이 다가오니 분야별 10대 뉴스 뭐 이런것들이 나올때가 되었구나.. 하다가
처음 드xxx 블로그를 시작할 때 아마도 03년도.. 나만의 올해의 10대 뉴스를 뽑아왔던 것이 기억났다.

그래서 올해도 한번 생각해본다.

1. 친구
    아주 오래된 친구들 몇을 제외하곤. 가면놀이가 익숙한 나에게
    가면을 좀 벗고 대할 수 있는 - 그래서 앞으로도 오래오래 친구이길 바라는 -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이건 분명 좋은 일이다 :)
    문제는 가면을 벗어보니 무지 편하더라는 것.
    자꾸 다섯살 짜리가 튀어나오려 한다는것.

2. 이직
    만 7년간 한명의 Boss 를 모시고 (사실 모신다는 표현을 쓸만큼 예의발랐다거나 하진 않았지만) 다녀왔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회사로 옮겨왔다.
    이전의 이직은 팀원을 알고, Boss 를 알고 사람을 보고 갔던 이직이라면,
    이번의 이직은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이직.
    잘 된 선택인지 아닌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잘 되도록 또 달려봐야겠지.


3. 파리. 그리고 프라하. 긴 휴가 .
   이직 사이에 잔여 연차 소진 및 무급 휴가 15일가량.
   총 50일 정도를 원없이 쉬면서 파리와 프라하를 다녀왔다. 평소같으면 상상도 못할 정도의.. 24박의 일정.
   파리에서 여유로움이 주는 평화를 받았고 잔잔한 평화를 구하는 방법을 얻었고
   다시 혼자 생각하고 그저 멍하니 즐기는 기쁨을 누렸고
   프라하에서 프라하의 색을 보았다. 
   그리고 돌아와 한여름의 서울 도심을 걸으며 걷기의 미덕에 중독되기도 했었다.
   여러가지로 특별한 여름이었다.


4. 스카이다이빙
   지난 봄의 번지점프 이후. 프라하에서 우연치 않게 민박집을 통해 알게된 스카이다이빙.
   여러가지로 굉장한 경험이었고, 최고로 짜릿한 경험이었고, 정신못차리도록 즐거운 경험이었다. 
   언제고 꼭 다시 하고 싶은. 그리고 좀 더 높은곳에서 하고 싶은. 완전한 자유낙하. 
   그때 찍었던 동영상은 아래 포스트에 훗. 
   2010/10/01 - [발작] - YouTube 동영상 넣기 플러그인 활성화 기념 포스팅이랄까..

 
5. 아이폰
   2월경. 알흠답게도 기존 피쳐폰님의 휜지 고장.
   별 생각없이 아이폰 구입으로 스마트폰 세계에 입성.
   그저 충동적인 지름신의 강림으로 구매한 것이고, 스마트폰의 세계에 관심없었으나
   지금은 사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부분은 mp3 + 트윗질 + 페북질 정도로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뉴스도 꼬박꼬박 챙겨보게 되고.. 지금은 거의 놋북에 준하는 나의 장난감 1호.
   다만 이걸 쓴 이후로 독서시간이 너무 줄었 (..)
   아직까진 그저 장난감일 뿐이지만. 앞으로 유용할 수 있게 되길.
   하긴. 비싼 장난감도 좋다.


6. 사람들
   참 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다. 
   좋은 인연이 된(될 것 같은) 사람들도, 아닌 사람들도. 
   사람 사는곳.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결국 다 똑같다는것도 재삼 확인하고.
   다사다난한 사람들과의 사연이 있던 한해.
   어찌보면 업무 외적으로는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중 가장 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 한해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더 폭풍같았던 한해일지도 모르겠지만.


7. 스톡허
   정말. 오래간만에. 그 옛날의 그 스톡허가 아직도 주변에 서성거리고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고
   그덕에 열폭도 했고.
   뭐. 그랬다.


8. 공연홀릭
  올해만큼 공연을 많이 보러 다닌 적도 없는듯.   
  이직과 여러가지에 의한 시너지이기도 했고, 예전부터 공연을 보고는 싶어했지만, 금전적 시간적 압박이 문제였으나
  올해는 금전관념따위 집어던지고 신나게 쓰기도 했고, 기왕 쓰는 것 좋아하는 것에 아낌없이.. 
  몇 편을 보았는지는 세보진 않았지만 올해 줄잡아 사십여편 이상의 공연을 보았지 싶다.  
  (한달에 여덟편씩 본 게 두달은 되니.. ㅋㅋ)
  굉장히 충만했던 한해. 언제 또 이런 시기가 올 수 있으려나..


9. 운전
   면허딴지 거의 7년만에. 드디어 운전을 시작한다. 
   일하러 갈 곳이.. 위치가 애매한 관계로.
   어제 첫 단독주행을 하면서.. 바로 문짝하나 확 긁어주시는 센스 발휘.
   그래도. 다른 차, 다른 사람은 다치지 않았으니 천만 다행이랄까. 
   만8년이상 깨끗했던 차에 흠집이 확 나니 심히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어차피 앞으로도 꽤나 긁어먹고 다니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 그대로 끌어보기로.
   자. 내년의 10대뉴스엔 자차구입이 들어가게 될 지 어떨 지 두고볼일 ㅋ


10번은 언제나 처럼. 남은 한달을 위해 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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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잡설2010. 11. 10. 17:39

오늘 본 기사중 많은 생각을 들게 했던 기사 하나.

<괜찮은 남자들이 30대 미혼여성 외면하는 이유> http://durl.me/3gmgd

1. 이런 기사에 나오는 남자들이 "괜찮은"남자라고? 노땡큐.

2. "괜찮은" 친구들만 만나라던 어머니의 말씀.

3. "괜찮은"이란 건 과일이나 물건에 대해서나 하는 말 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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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잡설2010. 11. 10. 10:26

어제 밤에 갑자기 생각이 났다.
어릴때 쓰던 아니 정확히는 복학할 때 까지 쓰던 책상이.

어릴때 살던 집은 그집으로 이사가는 기억이 내 인생의 거의 첫 기억일 만큼 어린시절부터 살던 집이었고
방셋짜리 그 아파트에서 아주 어릴때는 오빠와 같은 방에서 지냈으며
안방을 제외하고 다른 방에는 아버지가 쓰시던 책상이 있었다.
커다란 나무책상.
어두운 호두나무색(으로 기억되는)의 커다랗고 네모반듯한.
요즘처럼 서랍장이 분리되는 책상이 아닌, 책상에 서랍장이 붙어 있던.

그리고 조금 지나. 아버지의 방은 사라지고 그 공간에 "내 방"  이라는 공간이 생겼고.
그 책상을 놓으면 이부자리를 펼 공간. 그리고 약간의 나의 물건들을 그 방에 넣기에는 방이 조금 작아서
그 책상은 (좀 더 넓은 방을 쓰던)오빠의 책상이 되었었고. 나에겐 아마도 그 당시 보루xx 등의 가구사에서 판매하던
학생용 책상(사실은 책장과 서랍장이 존재하고 상판 하나를 그 높이를 맞추어 얹어서 만들었던)이
첫번째 책상이 되었었다.
"베니다 합판"이라고 부르던(아마도 "베니어 합판"이라는 표현이 정확한 표현이었을 것 같지만) 목재에
검은색 칠을 하고 위에 통유리를 얹었던 책상.
고등학교 1학년 초. 아마도 열일곱살이 되기 까지 "공부가 참 재미있어요"라는 생각을 하던 시절의 책상은 그랬다.
한참을 생각해도 잘 기억나지 않는 그저 도구로서의 책상.
(그리고 아마도 계속 아버지의 책상에 호시탐탐 눈독을 들였기 때문에 더 기억이 안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사.
내 방은 예전 방의 두배 이상 넓어졌고.
그리고 그때부터 아버지의 책상은 내 책상이 되었다.

호시탐탐 노리기만 하던.
따뜻한 나무의 질감이 느껴지던 그 책상.
어쩌면 내 나이보다, 오빠의 나이보다 더 오래되어 반질반질 윤이 나던 그 나무책상.

그 책상은 스물 세살 정도까지.
어쩌면 꽤나 폭풍같았던 시기를 나와 함께 했고.
그 책상에서 밤을 새며 공부를 했고 친구에게 편지를 썼고
홍익문고에서 심혈을 기울여 골라 사온 이천원짜리 (떨이)도서들을 읽었고
내 방에서 가장 좋은 공간에 놓여서 내 방의 중심과. 나의 중심을 잡아줬었다.
방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책상의 모습만으로 안정감을 주었던 내 책상.

그리고 또 다시 이사.
내 방은 첫번째 방 보다도 약 30%정도 좁아졌고.
집안 어느곳에도 그 책상을 둘 수 있는 방은 없었다.
그렇게. 그 책상은 사라졌다.

그리고 그 뒤로 몇번의 이사.

회사를 다니면서.
연차가 올라갈 수록 점점 더
책상은 그저 PC를 놓기 위한 공간이거나 무언가를 얹어놓는 가구일 뿐이 되었고
집에 있는 시간에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90%의 시간을 함께 하던 "나의 책상"과는 달리
이젠 집에 있는 시간의 약 10% 정도만 함께 하는 책상이 되었다.(게다가 집에 있는 시간도 점점 줄고 있다)


그리고 어제 밤. 갑자기 그 손때 묻은 책상이 생각났다.

사진이라도 한장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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