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미/공연기록2012. 8. 7. 10:02





어제 알라딘페이스북님의 은총(?)으로 보게됬던 연극. [내 이름은 강].

보기전엔 살짝 겁먹었었다. 


연극을 좀 보러다니다 보니 극장별로 올라오는 작품들의 특성이 있다고 느껴지던바가 있었는데

선돌극장에서 이전에 봤던 두 편의 기억은 그닥 녹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춈 어려운 극이 많다는 느낌이었다. 이를테면 전에 봤던 루시드 드림 같은.. ) 

그냥 "오늘이" 라는 아이가 부모를 찾아 원천강으로 가는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간 연극.

오. 

꽤 신선하다. 그 연출이.

그리고 괜히 겁먹었다 싶었다. 


남녀 악사가 나와 창과 해설을 함께 하는 것은 이전에 봤던 연극 '밀당의 탄생'이 생각나기도 했지만

이 극은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 

하나의 톤으로 일관되게 진행되는 연극은

꽤. 재미지다. 

그리고 어렵지 않다. 

마치 마당놀이라도 하듯 흘러가면서도 적절히 그 무게감을 주었달까.

그래서 어떤 연령대의 사람과 함께 보더라도 무리없을듯 하다. 



언제나의 공연메이트는 바쁘다 하고, 오래간만에 다른 친구와 함께 본 연극. 

그 친구가 알려줬었다. 

제주도에 원천강과 관련된 설화가 있다고. 

이전에 춘천 연극제에서 그 설화를 어린이 대상으로 풀어낸 공연을 본 적 있었다고 

근데 지금 이 극이 훨씬 쉽다고. (그때는 "어린이들이 이걸 이해할 수 있단말인가?" 라고 생각했었더랬단다)


그런데 이 연극은 원천강 설화를 그냥 그대로 풀어낸 연극은 아니다. 

원천강 설화를 변주해서 "강"의 이야기를 한다. 

이 부분의 연결이 아주 쵸큼 .. 튄다. (정확히는 마지막 사공의 대사.. 쿨럭.)

쵸큼만 더 부드러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뭐. 우야끄나 무지랭이의 눈에서 튀는것이니 전문가적 식견이라던가.. 는 잘 모르겠다. 내 눈에 그랬다는 것 뿐. 



제주의 원천강 설화.

출근해서 궁금해서 구글링해봤다. 


http://blog.daum.net/milkgreen_tea/6043644


어릴때 읽어보았던듯도 하고 아닌듯도 하고.. 

어릴때 읽었던 수많은 동화라던가 소설들이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것과 다르더라는 경험이 기억나기도 하고.




여튼. 공연기간도 길지 않고 

극장 위치도 공연장들이 몰려있는 쪽과 조금 떨어져 있지만.

이런 좋은 창작극은 많이들 봤으면 좋겠다는 그런 욕심?







내 이름은 강

장소
대학로 선돌극장
출연
정석우, 최승미, 박은정, 민상오, 한상우
기간
2012.08.03(금) ~ 2012.08.19(일)
가격
자유석 20,000원
가격비교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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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탐미/독서기록2012. 4. 28. 01:19

최근. 지인의 페북 담벼락에서 이 책의 정보를 봤다.

무려 유튭 링크로.

 

 

 

오. 궁금해졌다.

그리고. 몇몇장의 책 내용도 보였었다.

그리고. 이 책의 에디터이신 분의 페북에 올라왔던 질문도.

이 책을 더 궁금하게 했었다.

 

한국에서 가장 나쁜 대머리를 꼽으라면, 아마 통장에 29만원밖에 그분일 테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대머리 캐릭터를 꼽으라면 난 이 분을 꼽을 테고.
대머리가 섹쉬해지긴 쉽지 않지만, 좋아할 만한 섹쉬한 대머리라면...누가 있을까?

 

이렇게 까지 다양한 뽐뿌와 더불어

요즘 과중한 업무와 업무적 관계의 인간들 사이에서 오는 심각한 스트레스로

뇌가 저릴 지경인 나에겐 너무 무겁지 않고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줄 책이 필요했던 바.

다른 몇몇 책들과 함께 슝슝 지름신 강림.

 

 

 


대멀리즘

저자
nu1t 지음
출판사
서울비주얼웍스 | 2012-03-25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소셜 커뮤니케이션 앱 ‘인스타그램’을 통한 엉뚱한 상상과 즐거움...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출근한 다음날 퇴근(아침 9시 출근, 새벽 1시 퇴근)하는 싸이클 속에서.

하루에 반권씩 슝슝 읽게 되더라.

 

오오.

재미지다 재미져.

 

아이폰과 인스타그램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사진집 이자 화보집(?).
그림도 못그리고.
상상력도 , 창의력도 떨어지는 나에게는
부럽고 부럽고 부러운 능력자의 책.

재밌다. 이거. 확실히.
부럽다. 이사람의 달란트가.

그저 평범한 사진 한장에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상상력이,
그것을 표현해낼 수 있는 재능이.
심지어 또 꽤 재미있는 이야기로 웃게 해주는 능력이.
(뭐. 내가 워낙 그런 감각이 떨어지는 인간이기 때문도 있다 ;; )


그리고 전에 누군가 여행을 갈때 꼭 어떤 인형/마스코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었다.
사진에 인물이 아닌, 그 마스코트가 여행하듯이 사진을 찍어서 올리던.
이 책을 보는데. 갑자기 그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처음으로 띠지를 버릴 수 없는 책이 될듯.


앞으로도 뇌에 쥐가 오르려 할 때

이 책을 꺼내서 키득키득 거릴것 같다 . 한동안은 :)

 

 

 


대멀리즘

저자
nu1t 지음
출판사
서울비주얼웍스 | 2012-03-25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소셜 커뮤니케이션 앱 ‘인스타그램’을 통한 엉뚱한 상상과 즐거움...
가격비교


Posted by AgnesKim
탐미/공연기록2012. 4. 2. 17:23


지난 토요일. 오후 세시공연. 

뮤지컬 모비딕.

캐스팅은 이스마엘에 윤한. 퀴퀘그에 지현준.에이헙 황건.스타벅 유성재. 플라스크 유승철.스텁 황정규. 네레이드 이지영.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며 연주하는 뮤지컬 모비딕.

그래서 캐스팅이 참 쉽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더 이 공연이 궁금해졌었다. 

공연메이트는 여배우가 나오지 않는 극을 싫어라 하지만

그런 마이너한 부분은 - 사실 나에겐 장점이므로.. 쿨럭 - 간단히 무시하고,

복지카드님의 은총으로 관람하게 되었던 뮤지컬 모비딕. 


음악도. 연주도. 연기도. 모두 꽤 만족스러웠다.

물론. 난 파인아트와 가깝지 못한 인물이므로, 

굉장히 수준급의 연주다 - 부터 시작해서 뭐 그런건 잘 모른다.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그저 역할과. 하나씩의 악기였을 뿐인데

처음에 극장에 들어설 땐 난파선 같기만 하던 세트는 

바다가 되고, 풍랑을 지나고, 고래와 싸운다. 



사진과는 많이 다른 윤한. 

피아니스트여서인지. 아무래도 성량은 조금 떨어지더라(다른 분들에 비해서).

근데, 공연하는 내내 참 행복해 보였다. 눈이 반짝반짝거리고 있더란. 

그리고. 참 이분은.. 연예인스러웠다. 기럭지며, 꽃미남과인것 하며. 그리고 객석에서의 "꺄아~~~~~~ >.< " 하는 반응에. 풉.

(어쩌면 윤한이 아닌 다른 사람이 나왔을 지 모르겠지만, 예매싸이트의 캐스팅보드에서는 윤한이라니깐 그런가보다 한다)


퀴퀘그 지현준.

공연보러 간다는 4sq를 찍고나서. 공연이 끝난 후에 아는 분의 댓글을 보았다. 

"지현준 배우를 주목해주세요"

그런데, 그분은 모르고 봐도 자꾸 눈이 가더라. 

퀴퀘그로 완전 빙의한 지현준. 

다른 퀴퀘그는 지현준의 퀴퀘그와는 많이 다를 것 같다. 

뭐. 캐스팅 보드 상의 사진에 나온 KoN에 대한 선입견일 수도 있겠으나. 

야성의 퀴퀘그가 그분에게서 나올지는 조금 의문. 

그리고 중반 이후부터 파상풍에 시달리며 신음만 하는 역할임에도, 그 부분에서조차도 존재감 작렬. 


네레이드.

난 사실 여배우가 있기에. 혹. 세이렌이 아닐까 했었다. 

은근. 세이렌에 의한 분열 또는 고난. 뭐 그런 장면을 기대했었나보다. 


독특함을 넘어 특별했던 공연.

그리고. 지현준이라는 다재다능한 배우의 발견. 


멋진 공연이었다. 








모비딕

장소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출연
유승철, 조성현, 이승현, 유성재, 황건
기간
2012.03.20(화) ~ 2012.04.29(일)
가격
R석 65,000원, S석 45,000원
가격비교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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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탐미/공연기록2012. 3. 26. 14:23


지난 금요일.
그러니까 2012년 3월 23일 금요일.
여섯시 땡하고 뛰쳐나가 명동 예술극장의 칠시 반 공연을 보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가서 본 공연. [봄날].

뭔가 정석에 가까운(?) 감상평은 트랙백 주소인 http://blog.naver.com/wingssprout/100125838275 을 참고하심이 좋을듯. 


난 이 공연을 보면서.
할아버지가.
별로 기억에 없는 어린시절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와
어린시절에는 전혀 몰랐으나 이제는 때때로 찾아뵈야 하는 친할아버지가
겹쳐서 투영되었다.


1. 외할아버지.

나의 기억 속의 외할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해 계셨었다.  
할아버지의 모습은 기억나지 않고.
벛꽃이 피었던 경희대 교정 내 경희대학교 부속 병원에 입원하셨던
외할아버지 병문안을 갔었다.
어린아이들은 면회를 할 수 없다는 말에 그 눈을 피해 책상들 아래쪽으로 몸을 굽혀 병실로 잠입하던 기억.
그리고 병문안을 마치고 나온 정문 앞 인형가게에서 아버지가 사주셨던 작은 강아지 인형의 기억.
그리고 아버지의 모교였던 그 학교를 구경시켜주시겠다며, 정문 앞 수위아저씨에게 이야기를 하고선
벛꽃이 가득한 교정을 걸었으나, 꽃향기는 나지 않고 최루액 냄새로 매워하며 걸었던 꽃길.

외가에서는 맏손주였던 오빠와 나는
외할아버지에게 꽤나 총애를 받았었다고 한다.
돈을 보료 아래 깔고 사시던 구두쇠 할아버지는
첫 손주들에게 줄 선물을 사서 장롱 위에 얹어두셨다가
오빠와 내가 가면 하나씩 내려서 주셨었다고 한다. - 기억이 나는 듯도 하지만 이 기억이 정말 기억인지 아니면 들음으로 인해 만들어진 이미지인지는 잘 모르겠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건 내가 일곱살 때 였으니까.
그렇게 "구두쇠"라는 이미지를 들어왔던 외할아버지가 생각난 건
그저 오현경님이 연기하신 배역의 "아버지"가 짜디 짜디 짠 구두쇠의 색이 있었기 때문일게다.


2. 친할아버지.

유아기를 지나, 뭔가 인식할 수 있는 나이가 된 이후로 처음 뵌 건 아마도 중학교 1학년때인가 2학년때 인가 했을게다.
이제는 아흔이 넘으신 할아버지께서는.
아직도 정정히 혼자 거동하실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가진 할아버지께서는.
저 연극 [봄날] 에서의 아버지와 겹쳐지는 것이라곤 그저 건강에 대한 끊임없는 열망 정도 뿐이다.
어쩌면 어린시절부터의 살가운 정 같은 것이 생기기 힘들었던 단절된 관계 떄문인지
불편하고 그저 어려운 분이시다.



[봄날] 의 아버지는.
무섭고. 폭력적이며. 독단적이고.
그리고. 참 외로운 아버지였다.



누구에게나 누구의 아버지에게나
어느정도는 그런 모습들이 있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도.




그냥 그렇게 할아버지들이 생각나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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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탐미/독서기록2012. 3. 25. 00:15

이 책이 왜 장바구니에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안산으로 출퇴근을 하며 들었던 팟캐스트 중
김영하의 책읽는 시간.. 이었거나 그런 비슷한 류의 다른 팟캐스트의 영향이지 싶다.
책소개해주는 팟캐스트를 그땐 꽤 많이 들었었다.

그리고 조금 전 다 읽었다.
뭐랄까.
소설치고 읽어내리기 불편한.
몰입되지 않는 구조.
하지만 참 독특한 구조였다.
세갈래, 네갈래의 이야기들이
마치 춤추는 대수사선을 보듯 엮여 흘러간다.
그 드라마/영화처럼 속도감이 있진 않지만.
독특한 시선이다.
그리고 내가 이야기를 쓰고있는 것도 같고
이야기를 쓰는 교본 같기도 하다.

어릴때
내가 살던 아파트는 복도식.
한층에 14호 까지 또는 15호 까지 있었고
그 복도를 놀이터 삼아 놀았고
그 복도를 공유하는 집들을 이웃으로 하여
옆집 언니, 옆집 오빠들과 참 많이 놀았었다.
(동갑내기 친구는 없었다. 우리층과 아래층 도합 28가구 중에서 우리집과 교류하던 열몇 가구에는)

그중 한 집은
이란성 쌍동이 자매와 그녀들 위로 오빠가 한 명 있던 집이 있었는데
(이 언니들이 나보다 한살 위였던 듯 하다. )
그집에서 주로 하던 놀이는 이야기 만들기 놀이였다.
네명이 돌아가며 한문장씩을 만들어서 이야기를 이어갔었고
이렇게 돌아가며 이야기 하는 것을 녹음기를 가져다 두고 녹음하기도 했던 것 같다
(사실 녹음 부분은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녹음이 되는 라디오/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가 집마다 한대쯤 있긴 했지만
놀이으로 공테이프를 막 사다가 막 쓸수 있었던 것 같지 않다. )
그런데 그 놀이가 초반엔 재미있었어서 꽤나 자주했던 것 같은데
나중엔 아마 맏이였던 그 옆집 오빠는 이게 재미가 없어졌었던 듯 하다.
무슨 등장인물이 등장만 하면 자꾸 그 사람을 죽이는거다.
그래서 그 뒤를 잇던 나는 계속 그 사람을 또 살리거나 다른 사람을 만들어 내고
그렇게 한두마디 이어지다 보면 또 그 오빠가 사람을 죽여버리고..

하지만 뭐. 난 눈치없는 어린아이였을 뿐이고...
그렇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

그분들은 지금 그때 그 놀이가 기억날까?
지금 보면 참 넓지 않은 그 작은 방에
아이 넷이 방바닥에 딩굴딩굴 하며
가운데엔 귤 같은 것이 있고 - 녹음기가 있고(기억이 맞다면) -
그렇게 모여서 이야기를 만들던 기억이 난다.
그 방을 지금 보면 아마 지금의 내 방보다 훨씬 작을텐데.
그 방이 꽤나 넓은 방으로 내 기억에 각인되어 있다.

[아랑은 왜]를 보다보니.
그때가 생각났다.
그리고.
만일 나에게 내 친구들 처럼 말을 또랑또랑 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와 "이야기 만들기 놀이" 를 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아랑은왜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김영하 (문학동네, 2010년)
상세보기

Posted by AgnesKim
탐미/독서기록2012. 3. 22. 01:33

모 인터넷 서점의 장바구니에서 2년여를 썩다가 얼마전에 구입한 책.

07년 10월부터 08년 3월까지.
참 춥고 눈도 많이 오던 그 때 난 천안역에서도 한참 떨어진(택시비가 만원쯤 나오던) 고객사에 출장을 가 있었다.
그때의 프로젝트 룸은 공장건물 지하실(반지하라고 봐도 되겠다. 어쨌거나 창문이 있었고, 햇살이 들어오기도 했으니까)이었다.
언젠가부터인가. 꽤 춥던 그리고 눈도 많이 오던 겨울날.
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길냥이 한마리와 그녀의 아이들 세마리가 그 계단 구석에서 보였었고
지나가면 도망을 가기보단 냥냥냥냥 하며 울어댔었다.

주변엔 (5분쯤 걸어나가면)소를 키우던 목장 하나가 있었고
거기서 십여분을 더 걸어나가면 사택으로 쓰던 오층짜리 아파트가 다섯동 쯤 있던 곳이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구멍가게는 그 사택에서 또 이십여분을 걸어가야 있던.

들리던 이야기로는
그 회사의 몇 안되는 여직원들이
그 길냥이 가족에게 우유도 주고 하며 거두었었다고.
그리고 추운 겨울. 그리고 공장이니
그들은 그나마 온기가 도는 - 퇴근이 열한시 기본이었으니, 난방이 어느정도는 들었고, 또 건물 안이니 밖보다는 따듯했을 게다. 라인은 24시간동안 2교대로 돌아가던 곳이었으니까. - 건물속으로. 그리고 많지 않은 사람이 다니는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 한쪽 구석에서 서로서로 몸을 맞대고 추위를 피하고 때론 먹거리도 얻어가며 지냈던게다.

그때까진.
길냥이들을 볼 일도 많지 않았고
 - 폭풍 야근으로 점철된 인생으로 거의 항상 택시라이프이니 볼 수가 있었을리가.. 라고 생각하지만. 어찌보면 길을 걷다 지인도 못알아보는 나의 무심함 덕이었을 수도 있겠다 -
냥이에 대한 관심도 없었다.

베컴군을 키우며 아니 베컴군과의 동거가 시작된 이래로. 그아이의 위안을 받으며 살기 시작한 이래로. 조금 더 이것저것 보이기 시작했고 조금 더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다.

이 책을 보면서.
그때 그 계단 구석에서
서로의 체온으로 겨울을 나던 그 냥이 가족이 생각났다.

그들은. 잘 자랐을까.

그맘때 모 다큐에서 한국의 길냥이에 대한 다큐도 있었는데
보다가 너무 마음이 아파져서 다 못봤던 - 주말/주초 통근 KTX에서 봤었던 -
그 다큐도 생각이 났다.





안녕고양이는고마웠어요
카테고리 시/에세이 > 테마에세이
지은이 이용한 (북폴리오, 2009년)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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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탐미/공연기록2012. 3. 20. 16:26


지난 토요일. 그러니까 2012년 3월 17일 에 봤던 뮤지컬 카페인. 

개인적으로.. 저..
 "찾고싶다 애인! 하고싶다 연애! " 라는 카피가... 
참 마음이 아프다. 쿨럭. 

토요일 공연이면 어김없이 달랑달랑하게 시간맞춰 오는 공연메이트와 - 주말 공연에 대한 징크스가 있는듯 하다. 이 친구는 -
정말 객석 마감 직전에 뛰어 들어가 봤던 뮤지컬.
캐스팅은 정상훈/윤공주 캐스팅. 

그나저나 정상훈 배우는 참.. 스팸 어랏 관람 이후 자주 눈에 띈다. 
기억이 맞다면 폴링포 이브 에서도 나왔던 것 같은데. 
꽤나 만족스러웠던 캐스팅. 

뻔한 로맨틱 코메디. 
뻔하지 않은 코메디 강자 정상훈 . 
둘의 화음이 꽤 안정적으로 좋았던 캐스팅과 노래. 

오래간만에 맨앞줄이 아닌 중간에 앉게 되서 한눈에 전체 무대를 볼 수 있었던 날.
그래서 더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촌스럽다 할 지 모르겠으나, 사실 소극장 공연을 맨 앞줄에서 보는 것을 
나의 공연메이트도, 나도 좋아한다. 
배우들의 미묘한 표정변화까지 다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랄까.)

깔끔하게 떨어진 로맨틱코메디류의 뮤지컬.


약간의 스포 하나.





이 뮤지컬을 보다가. 
"아내의 유혹" 이었던가...? 
그 점하나 찍고 다른 사람이라고 우기던
그 드라마가 생각났다. ㅋ
뭐. 그정도로 어이없진 않았지만.
여튼 조금 멀리서 보기엔 다른사람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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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탐미/공연기록2012. 3. 4. 17:04


그리고 엊그제 관람했던 연극 [눈꽃 편지]

나무와 물 극장에서 본 네번째 연극.
첫번째는 [염쟁이 유씨] 였고
두번째는 [여섯시 퇴근] 이었고
세번째는 [노인과 바다].
그리고 이번이 네번째. [눈꽃 편지]

최근 몇년 열심히 공연을 쫒아다니며 보다보니
극단의 색채도 있지만, 극장의 색도 있다는걸 느끼기 시작한 요즘.

이 연극을 본다고 4sq를 찍고나니
끝나고 나와보니 가장 많이 들었던 말. "힐링 잘 되셨나요?"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그리고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나는 그닥 힐링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었나보다-
또는.(아마도 이게 맞겠지만)
참 난 무딘사람이구나-
를 느낀 연극이랄까.

관계에 대한 연극. 관계의 화해가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주변에선 눈물 콧물바람 소리가 들리는데
그리고 옆자리의 아가씨는 웃기도 잘 웃고 울기도 잘 울던데
난 그냥 덤덤했다.
그외엔.. 조금은 급작스런 전환 두어군데가 당황스럽.. 다기 보단 조금 어색하고 그랬달까..

상상력 제로인 나의 감성을 탓할밖에. 쿨럭.




많은 관객들이 40대 중반-50대 중반이었던 독특함.
아마 최근에 봤던 공연들 중 관람 연령대가 가장 높았을 연극일게다.
그만큼. 그분들에게 "화해"가 필요할게고.
그건 내 아버지 내 어머니도 비슷하실게고.
내 또래 들도 비슷할 수 있겠지 - 난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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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탐미/공연기록2012. 3. 4. 16:50


두번째 장진 감독의 연극. [서툰 사람들]

장진 감독 특유의 수다스러운 극.
수다수다수다수다로 깔깔깔깔 하게 되는
포스터에 나온 그대로 "아닌 밤중의" 홍두깨도 아닌 소란극이다.
이날의 캐스팅은 무려 예지원/류덕환/홍승균.

깔깔깔깔

예지원의 연기는 정말이지.. 깔깔깔깔.

사실 난 류덕환은 잘 모르겠고.. ㅋ
예지원은.. 기대이상이다! +ㅁ+
그 콤비에 홍승균의 조합은.. 푸하하하하하 :) 랄까.

누구와 함께가도 즐거울 연극.
그냥 푹 빠져 웃다나올 연극.
엄마와 함께 봐도, 아빠와 함께 보러가도 좋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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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
탐미/공연기록2012. 3. 4. 16:42


어랏. 구글링 된 이미지는 모 이벤트 이미지구나..
여튼.

앞서서의 [대학살의 신]과 같은 "연극"이라 불리지만 "코미디 연극"이라고 생각되는 작품이 있는 반면.
[닥터 이라부] 라던가 이 [죽여주는 이야기] 같은 "코믹 연극/뮤지컬" 이라 불리는 작품이 있고
아예 [개그콘서트] 등의 공연이 혼재하는 대학로.

이전에 친구와 함께 [닥터 이라부]를 봤었고
오늘은 그때 그 친구와 함께 [죽여주는 이야기] 를 봤다.

재미있게 보고 나올 수 있는 뮤지컬.
내 취향에 맞추자면 조금 더 블랙코미디 쪽으로 밀어붙였으면 어떨까 싶은 아쉬움이 있던.

형식이 가볍다고
그저 우습기만 하다고
그냥 우습게 여기고 넘겨버리지 않아야 할 것들이 있다.
그런 점에서. 연극 버전은 또 어떨지 궁금해졌다.

뮤지컬 버전에 대한 평은 연극 버전을 보고난 후에 함께 하는것이 좋겠다 싶었던.
뭔가.. 욕심이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직은 조금 덜 섞인 느낌이랄까.
5% 부족한 느낌.
하지만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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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gnesKim